지난주 산부인과 검진을 다녀왔다.
임당검사를 하는 날이라, 오전부터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검진을 마치니 적당히 허기가 딱 지는 시간.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칼국수집에서 파는 왕돈까스를 먹으러 다녀왔다.
내가 다니는 곽생로산부인과에서 조금 더 걸어올라가면 '성남 중앙시장'이 나온다. 중앙시장에 오래되고 저렴한 칼국수집으로 유명한 '중앙칼국수'집이다.
예전보다 가격이 조금 더 오르긴 했지만, 칼국수 한그릇이 4,500원밖에 안 하는 시장맛집이다. 언제부턴가 칼국수집 앞에 테이크아웃 돈까스집도 생겼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주방 공간을 일부 셰어하는 것 같다. 예전에 근처에 살았을 때 한번 포장해다가 먹은 적이 있었는데.. 맛은 평범했던 기억이.
시장통에 있는 매장이지만 가게 내부는 꽤 넓고 깨끗한 편이다. 가성비 넘치는 칼국수로 유명해서 그런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야 한다. 코로나 규제가 좀 해제되면서부터는 종종 합석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성별을 맞춰서 합석을 시켜주신다.
메뉴판 가격. 칼국수 4,500원을 시작으로 비빔국수는 5천 원대. 떡국이 6천 원이다. 밥 메뉴도 다 6~7천 원대.
어떤 날 가면은 저 뒤쪽 공간에서 직접 손칼국수를 뽑아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왕돈까스. 가격은 7,500원이다. 칼국수로 유명한 집이지만, 여기 돈까스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달착지근한 소스를 주르륵 뿌려주는 분식집 돈까스맛이랄까. 옛날 돈까스맛 그대로다. 사람 손바닥만한 왕돈까스라 돈까스 한접시를 먹으면 배가 터질정도로 엄청 부르다.
돈까스 튀김옷 안에는 얇게 눌러낸 돼지고기가 들어있다. 요즘 유행하는 두툼한 돈까스는 아니지만, 소스를 촉촉하게 머금은 돈까스라 참 맛있다. 고기에서 잡내도 안 나고. 나는 사실 이 집 칼국수보다는 이 돈가스를 먹으러 올정도다.
딱 내가 원하는 옛날 분식집 돈까스맛 그대로랄까. 달착지근한 소스에 촉촉해진 돈까스가 자꾸 입맛을 당긴다. 근처에 갔다가 딱히 먹고픈게 없을 때는 항상 여기에 가는데 늘 먹을 때마다 맛있다.
반찬으로는 국물과 김치 한 접시가 나온다.
같이 나오는 이 국물은 칼국수 국물이다. 여기 칼국수는 멸치국물 베이스다. 막 비리거나 짜지 않은 멸치향 느껴질 정도의 국물이다. 칼국수를 먹을 때 테이블마다 있는 특제 양념장을 넣어서 먹으면 칼칼한 매콤한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
나도 심심한 칼국수보다는 매콤한 걸 좋아해서 국물에 양념장을 한 숟갈 넣어먹어다.
칼국수집인 만큼 같이 나오는 김치는 겉절이김치다. 막 익히지 않은 매콤하면서 짭짤하게 안 익힌 겉절이라 겉절이를 좋아하는 나는 김치를 한번 더 가져다 먹었다.
전에 지인들과 갔을 때 주문했던 메뉴들. 칼국수와 콩나물비빔밥, 왕돈까스. 콩나물 비빔밥은 콩나물밥에 양념장 비벼 먹는 간단한 메뉴인데, 담백하면서 슴슴한 맛이 꽤 맛있다.
혼밥 하기에도 참 좋지만, 역시 이런 시장맛집은 여럿이 가서 골고루 먹을 때가 제일 맛있는 법!
칼국수집에서 식사하고, 중앙시장 건물 대로변에 위치한 카페 '미들마켓'도 가볍게 커피 한잔 하기 좋다. 귀여운 소품이나 문구류를 같이 파는 집인데, 작지만 이것저것 구경거리도 있고 커피 맛도 괜찮다.
성남 중앙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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