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이사를 오면서 꼭 결심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베란다 꾸미기'였다. 전에 살던 집에는 베란다가 하나뿐이어서 세탁실 겸 창고로 쓰다 보니 늘 베란다는 어수선했다.
이사를 하고 짐 정리가 될때쯤 계획했던 베란다 꾸미기를 실행했다.
우리 집 베란다 모습. 베란다 인테리어의 작은 목표는 '쉴 수 있는 공간'만들기였다. 그래서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은 베란다 타일 위에 데크 타일 깔기.
집안 바닥재가 나무 색상의 마루라 베란다는 좀 환한 게 좋겠다 싶어서 밝은 톤의 데크 타일을 샀다. 내가 산 건 역시나 오늘의집에서 보았던, 프로메이드 조립식 데크타일 '스토니' 제품이다. 컬러는 아이보리컬러. 조립식 데크타일 한 장이 가로 X 세로 30X30 사이즈다. 마침 베란다에 있는 타일과 크기가 같아서 대충 36개 한 박스면 되겠지 싶어서 샀다.
조립은 아주 쉽다. 끼워지는 홈에 맞춰서 쑥쑥 끼우기만 하면 끝. 움직임 방지 실리콘 캡도 있어서, 끝에 쪽 라인에는 실리콘 캡을 모서리마다 씌워두었다.
바닥에 싹 끼운 모습. 옆쪽으로 한 줄 정도 크기가 남는다. 이 제품은 작은 칸마다 잘라서 사이즈에 맞게 쓸 수 있는 제품이긴 한데, 바닥에 깔고 나니 살짝 모자라서 옆에 한 줄까지 깔 여유분이 없었다.
인테리어로 빈 틈에는 하얀 돌멩이를 깔아서 장식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이가 있어서 돌멩이를 깔아 두면 일단 감당이 안 되는 집이기도 하고, 청소(?)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이렇게 쓰고 있다.
집에 있던 해먹 그네와 캠핑의자, 수납 테이블을 두었더니 제법 피크닉 분위기 내는 베란다가 됐다.
해먹 그네에 앉으면 거실에서 들어오는 문이 하나 있다. 문이 뭔가 좀 아쉬워서 다이소에 가서 압축봉과 그린 그린 한 꽃 패턴이 그려진 하늘하늘한 커튼을 달았다. 커튼은 5천원, 압축봉은 3천원이니 8천원으로 나름 그린그린한 느낌 내는데 성공!
조금 더 푸릇푸릇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인조 식물을 걸까, 아니면 줄줄이 전구를 달아볼까 생각만 하는 중이다.
요즘처럼 햇살 좋은 날의 베란다. 창밖에 나무가 알록달록 가을 옷을 입어서 요즘은 분위기가 훨씬 더 좋다.
반대쪽으로는 원목 재질의 캠핑의자도 이렇게. 요즘 같은 날씨에는 딱 커피 한잔 하며 멍 때리기 좋은 나만의 자리 ㅎㅎ
초반에 이렇게 베란다 캠핑장을 만들어 놓고 나서는 아이랑 둘이 여기서 잘 놀곤 했다. 간식도 여기서 먹고, 커피도 마시고 ㅎㅎ 색종이로 접기 놀이나 그리기 놀이도 하고 ㅎㅎ
여름이 지나면서는 모기 같은 벌레도 그렇고, 더위 때문에 이곳을 거의 닫아놓고 살다 보니 거의 이용을 안 했다. 한참을 방치 아닌 방치를 하다가 날씨가 선선해진 요즘 다시 열어두는 중이다.
한동안 '구해줘 홈즈'같은 프로그램을 자주를 보면서 베란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해놓고 보니 또 생각만큼 이 공간을 아주 잘 이용하지는 않게 된다. 원래 계획은 커피 한잔도 하고 여기 앉아서 멍 때리기도 하고, 책도 읽고 하는 거였지만, 어째 생활에 쫓기다 보니 그것도 생각만큼은 안 한달까.
또 왈가닥인 아이랑 놀다 보니 주스를 쏟거나, 바닥에 내 커피를 쏟은 적이 몇 번 있다. 조립식 데크 타일을 깔면 방수 재질이니까 괜찮겠지 했는데, 데크 타일 틈으로 음료가 주르르 흘러들어 가니 결국 쏟은 부분 타일을 드러내어 바닥을 닦고 타일을 닦고 일이 참 많다. 뭔가 힐링 공간으로 쓰고 싶었는데, 더 노동을 하는 기분.. ㅎㅎ
여름 내내 베란다에 주르르 펼쳐두었던 캠핑의자에는 장마철이 지나며 곰팡이가 생겨서, 분리하고 세탁하는 고생을 사서 하기도 했다.
그래도 가끔 일상의 틈이 나면 이렇게 커피 한잔 놓고 앉아서 잠깐 나무도 보고 하늘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 ㅎㅎ
겨울에 눈이 포근포근 많이 내리는 날 담요 두르고 창문 활짝 열어두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나름 겨울 캠핑 분위기를 느껴봐야지 하고 기대하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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