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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생활

성남 곽생로산부인과(곽여성병원) 제왕절개 출산 경험담

by 안녕리리 202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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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쓰는 육아 기록.

지난여름, 기다리던 둘째를 낳았다. 벌써 백일이 훌쩍 지나 뒤집기를 할 만큼 컸다. 첫째와 달리 순한 둘째라지만.. 두 번째 하는 육아라이프도 역시나 정신없이 흘러가는 중이다. ㅎㅎ

이번에 둘째를 가지면서 출산 병원으로 성남 '곽생로산부인과(곽여성병원)'를 다녔다. 첫 아이 때는 송파에 있는 '포유문 산부인과'와 '포유문 산후조리원'에 갔었는데.. 아주 만족스럽지만은 않았기에 둘째 아이 출산은 '곽생로 산부인과'를 선택했다.

곽여성병원 (곽생로 산부인과) 입원실 _ 본관 디럭스 일반룸 7층

나는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기에 둘째도 당연히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첫째 때는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한밤중에 병원으로 달려갔다가 밤새도록 진통을 하고 수술을 했었는데.. 둘째는 무조건 제왕절개로 하다 보니 시작부터가 참 다르다. 오전 수술 예약을 잡아두고, 1시간 전에 병원을 방문하면 이렇게 입원실로 가서 짐도 풀고 옷도 환자 가운으로 갈아입는다.

우리가 선택한 입원실은 본관 디럭스 일반룸이다. 4박 5일 동안 거의 누워있을 테니 싶어 일반룸으로 정했다. 그래도 보호자 침대도 있고, 화장실에 샤워부스가 따로 있진 않지만 좁진 않았다. 리모델링이 깔끔하게 되어있긴 한데.. 그래도 수리한 지 오래된 건지 낡은 감은 있다. 청소는 대체로 잘 되어있는 편!

화장실에는 자연분만 산모를 위한 좌욕기도 있다.

가장 오래된 느낌을 주는 건 바로 저 망가진 블라인드. ㅎㅎ 창문이 있긴 한데, 창문 너머로 바로 옆 건물과 붙어있어서 입원 내내 거의 블라인드를 내리고 지냈다. 블라인드를 열어도, 옆건물 때문에 빛은 거의 안 들어온다. 한낮에도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두컴컴했다.

병실에는 신생아 침대, 유축기, 수유쿠션, 도넛방석, 공기청정기, TV, 에어컨, 냉장고가 있다. 출산을 하게 되면 출산 선물로 두루마리 휴지, 슬리퍼, 빨대컵, 산모패드, 산모복대 등을 줘서 입원기간 동안 유용하게 사용했다.

개인용품 외에 꼭 필요했던 물건은 물티슈, 가제손수건, 멀티탭 정도였던 듯.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 모자동실을 할 수 있는데, 분유와 기저귀는 신생아실에서 챙겨주지만 가제손수건과 물티슈는 가져온 물품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꼭 준비해 오면 좋은 물품이 유축기 깔때기와 젖병세제&수세미다. 입원실마다 스펙트라 유축기가 비치되어 있는데, 유축기에 사용하는 유축깔때기는 개인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나는 입원 3일 차부터 유축이 필요했는데, 준비해 간 유축깔때기가 없어서 병원 밑에 있는 약국에서 급히 사 왔다. 깔때기만 사면되는데.. 젖병과 세트로 2만 원에 판매한다.

깔때기를 사용하려니 필요한 게 세척 용품. 세제도 없고 수세미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적당히 씻어서 병원 복도에 있는 소독기에 돌려가며 사용했다. 

그 외 병원 시설 _ 간이 주방, 테라스, 샴푸실, 보호자 식사

복도 끝에는 작은 간이 주방에 소독기, 전자레인지, 정수기가 있다. 우리는 본관 7층을 사용했는데, 7층에는 이렇게 작은 테라스가 있다.

병원 생활 하기 전에는 테라스가 있으면 덜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여름에 아이를 출산한 산모에게는 딱 보기 좋은 떡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7층 테라스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어서 테라스에 나가면 후덥지근 그 자체였다.

샴푸실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지만, 제왕절개 산모인 나는 퇴원 전날이 되서야 머리를 감을 수 있었다. 샴푸는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다.

보호자를 위해서 아침 토스트도 준비해 준다. 별건 없고 식빵과 잼, 그리고 우유. 뭐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또 하나의 서비스로 퇴원 전날은 물침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안에 물이 가득 차 있는 침대 위에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데 생각보다 아주 시원해서 집에 기계를 들이고 싶을 정도였다.

산모 식사

첫째 때처럼 진통으로 고생하다 낳은 것도 아니었는데..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오전에 수술하고 오후부터 배가 고파 참 힘들었다. 곽병원은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야 미음부터 준다. 다행히 수술 2일 차 오전에 방귀도 나왔고 점심에 미음, 저녁에는 흰 죽을 먹었다. 

3일 차부터는 밥이 나오는 산모식단이다. 하루 3끼에 오후간식 1번, 저녁간식 1번이 나온다.
밥이 괜찮다는 의견이 꽤 있었는데.. 그것은 아마 병원밥 치고 괜찮다는 의미 같다. 첫 식사는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싹 비울정도로 다 먹었는데.. 자꾸 먹는 메뉴들이 확실히 물린다.

전날 반찬과 다음날 반찬이 겹치는 경우도 꽤 있어서.. 먹었던 거 또 나왔네 싶기도 했다. 일반 병원밥보다는 훨씬 낫고, 조리원보다는 별로다. 산모식단이라 맛은 대체로 심심하다. 그나마 달달한 간식은 좀 나았던 듯하다.

(고기반찬은.. 잡내가 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제왕절개 둘째 출산 경험담

제왕절개 수술은 입원실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2층에 있는 수술실로 간다.
수술실에 딱 들어가기 전 간호사분이 남편보고 한번 안아주라고 하신다. 이미 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 잔뜩 겁이 난 상태였는데.. 남편이 안아주자마자 그때부터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무섭기도 하고 수술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때부터는 진정이 전혀 안 되는 상태로 수술대에 올랐다.

겁이 많은 나라 첫째 때처럼 처음부터 잠드는 수면마취를 했기에 수술이 거의 끝나갈 때쯤 눈이 떴다. 담당 선생님말로는 마취 중에 많이 깼다고. ㅎㅎ 마취가 깨자마자 다시 눈물이 쏟아졌는데, 출산 후에 호르몬 변화로 그럴 수도 있다고 한다.

제왕절개를 할 때 페인버스터란 걸 달아서 통증을 줄이는 걸 많이 한다던데.. 뗄 때 아프단 이야기가 있어서 겁쟁이인 나는 신청하지 않았고 다행히 기본 무통주사로도 충분했다.

링거에 달려있는 수액 주머니와 무통주사. 많이 아프면 한 번씩 누르라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나름 무통 주사를 아껴 사용했다. 그래서 수술 3일 차에나 무통 주사를 뗐다. 떼고 나서 아플 경우에는 엉덩이에 진통주사를 놔주니 굳이 나처럼 아껴사용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그 이유는 수술 2일 차에 소변줄을 떼는데, 무통주사를 맞는 동안은 수액을 계속 같이 맞아야 한다. 그렇기에 어찌나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지.. 팔에는 주렁주렁 주사 달고, 화장실을 정말 쉴 새 없이 다녔다. 침대에서 일어나고 다시 누울 때의 고통은 꽤나 힘들었다. 물론 그 덕에 조금 더 걷고 운동을 한 셈이니 회복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무통 주사를 떼고 나서는 엉덩이에 진통제 주사를 놔준다. 그런데 이 진통제 주사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주사 맞기 전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고 움직일 때마다 엄청나게 아팠는데.. 주사를 딱 맞고 나면 거의 통증이 없어진다. 8시간마다 주사를 맞을 수 있다고 해서, 시간을 딱딱 지켜서 주사를 맞았다.

4박 5일 입원하고, 퇴원하는 날 오전까지도 주사를 놔주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서 맞고 나가면 조리원 첫날부터 수월하다.

 퇴원 전날에는 아기 다루는 기본방법과 산후 관리에 대한 퇴원교육을 30분 정도 해주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조리원에 가서 아이의 수유량 수유 횟수, 소변 및 대변 횟수 등을 최대한으로 알아오라고 했던 점이다. 물론 산모가 쉬러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기본 정보를 알고 있어야 집에 가서도 수월하다고. 둘째 맘이라 첫째 때보다는 걱정이 덜 되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나름 유용했다.

출산 후 가슴 통증이 시작되면 겨드랑이에 끼고 있을 수 있도록 아이스팩을 주신다. 작은 건 줄 알았더니.. 택배 받을 때 주는 엄청 커다란 아이스팩이라 참 힘들다.

차라리 준비해 간 수유패드를 적셔서 냉장고에 얼린 후, 손수건으로 감싸서 겨드랑이 쪽에 대고 있는 편이 훨씬 낫다. (조리원에서 마사지 선생님이 알려주신 꿀팁! 이 덕분에 굳이 양배추팩은 필요가 없었다.)

제왕절개 후에는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압박스타킹을 입거나, 마사지를 하면 좋다고 한다.

나는 남편이 직접 주물러주며 마사지도 해줬고, 집에서 사용하던 다리마사지기를 가지고 와서 틈틈이 마사지를 했다. 참고로 침대 자체에 공기압 다리마사지기 장치가 달려있는 것 같긴 한데.. 현재는 활용을 안 하는 건지 별다른 안내는 없었다.

 

곽생로 산부인과, 가감 없는 솔직 후기

곽생로 산부인과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적인 측면이 아닐까 싶다. 임신 검사비용은 물론 출산 비용도 아주 저렴하다. 임신 중 타 병원에서는 비용을 따로 받는 입체초음파도 무조건 기본 옵션이면서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첫째 때는 입체초음파 비용은 따로 추가로 내야 했고, 굳이 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안 봤다. 임신 중 큰 이슈없이 기본검사만 했기에, 임신 바우처도 30만 원가량 남았을 정도.

출산 비용 역시 제왕절개 둘째아는 4박 5일 입원이 기본임에도 50만 원선이었다. 첫째 때는 무려 5년 전이었는데도 이것보다도 비쌌던 기억이 있다. 

비용이 저렴하기만 하다면 괜히 불안했겠지만, 출산을 많이 하는 병원이라 안심하고 다닐 수가 있었다. 늘 가면 산모들로 붐빌정도로 많았다. 그렇다고 첫째 때와 비교하여 의료서비스가 크게 뒤쳐지지도 않았으니 대체로 만족.

제왕절개 자체가 힘들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입원기간이 힘들긴 했다. 환자 침대는 어찌나 등이 배기고 아픈지. 거기에 침대 커버는 자꾸 내려가고 흘러내리고.. 정말 참 힘들었다. 4박 5일 동안 보호자 침대를 쓴 남편도 허리와 등이 아팠다고.

입원실에서의 간호사쌤들은 대체로 친절했지만, 수술 후 관리에 대한 의견 역시 제각각이었다. 나이트 타임에 오셨던 분은 걷지도 않고 그렇게 운동을 안 하면 안 된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기도 했고.. 주간에 오신 분은 왜 이렇게 걷기 운동을 하냐며 큰일 난다고 하시더라.. 그날 밤에 오신 간호선생님은 또 걷기 운동을 하라고..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데려와 모자동실을 할 수 있는 것도 물어보기 전까지는 알려주지도 않아서, 나는 수술하고도 한참을 있다가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입원 중에 모유관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 오셨던 부분은 아주 좋았지만, 결국 구체적인 도움보다는 간단한 설명에서 끝나는 겉핥기식으로 끝났다는 점에선 아쉬웠고.

마지막 퇴원날 짐을 챙기며 남편과 했던 이야기는.. 만약 셋째를 출산하게 된다면, 그때는 곽생로 산부인과 말고 다른 곳을 가보아야겠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하고 나왔다. 우리의 가족계획은 더 이상 없기에 웃으며 할 수 있는 농담이긴 했지만, 혹시라도 셋째 출산계획이 생긴다면 아마 곽생로산부인과는 차순위로 고려해 볼 것 같다. (다른 병원은 또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역시 출산은 정말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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